이주아 강사 | 매일경제 이주아의 마음챙김명상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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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19/03/171428/

제목:

[이주아의 마음챙김명상 칼럼]

혹시 당신도 스마트폰 보면서 좀비처럼 걷는 ‘스몸비Smombie' 인가요?

마음챙김 걷기를 시도해보세요.

본문: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 했듯이 한치앞을 알 수 없는 우리네 삶에서 가장 큰 지혜는 지금.여기에 최대한 집중하며 사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그 지혜는 우리의 몸속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있다. 우리 뇌는 현재에 집중하는 순간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염려하는 방랑을 멈추고 휴식감과 힐링감 더 나아가 행복감을 느끼게 시스템화 되어있다. 그리고 그러한 일상훈련을 하기에 가장 좋은 것이 마음챙김명상이다. 마음챙김명상은 자리에 앉아 호흡에 집중하는 정적 명상도 있지만, 일상의 모든 생활속에서 실천가능한 생활명상이다. 지금 내가 여기.이곳에서 하는 하나하나의 일에 온전히 집중하고 알아차림 하는 것부터가 시작이기 때문이다.

예고한 바대로 오늘은 수많은 마음챙김 생활명상 중 마음챙김 걷기를 나누어보고자 한다.

얼마 전 한국에서 3개월 머물다 간 터키 친구는 필자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도 들려주고 아쉬운 점도 이야기 해주었다. 그 중 가장 아쉬운 것은 지하철을 타고 오가는 출퇴근 길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부딪힌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부딪히고 나서도 미안하다는 사과도 거의 없다는 이야기였다.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느라 사람을 안보고 걷다가 자주 부딪히거나,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쉽게 사람들을 밀치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것이 일상이 되어서 특별히 잘못되었다는 인식도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고 한다.

그러했느냐고 공감해준 후 항상 그렇거나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닐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필자 역시 크게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언젠가부터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그저 걷는 행위에만 집중하는 사람을 보는게 어려워졌다.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채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가 잠시잠시 고개를 들어 상황을 살피는 걸 반복한다. 멀티플레이가 일상 생활 속 걷기에까지 파고들었다. 걸으면서도 너무나 많은 일을 한다. 요즘에는 이런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까지 나왔는데 바로 ‘스몸비Smombie'이다. 스마트폰 (Smartphone) + 좀비(Zombie)의 합성어이다.

길거리.횡단보도.지하철 환승구간.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 우리의 걷기 일상 속에 많은 부분 스마트폰이 함께 한다. 스마트폰이 손에 들려져있지 않다면 머릿속에 보이지않는 생각보따리가 가득차있다. 스마트폰을 보던가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걷는 것은 때로는 굉장히 위험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앞 칼럼에서 이야기 했듯, 우리 뇌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방전시키는 행위이기도 하다. 특별히 업무를 한 것도 아닌데도 과도하게 피곤해지는 것이다. 지금.여기 현재를 놓치고 다른 세상에 살게 하거나, 생각나라에 살게 하거나 과거 혹은 미래에 살게 되는 행위이기도 하다. 걸으면서 처리 하는 일들이 정말 얼마나 급한 것들일까? 우리의 삶의 질을 얼마나 높여줄까? 나의 행복감을 얼마나 증진시킬까? 나의 건강에는 얼마나 도움이 될까?

출퇴근 길 중 한 번이라도 마음챙김 걷기를 시도해보자.

먼저 걸을 때는 핸드폰을 가방이나 주머니에 두고 아예 보지 않겠다고 의도를 세워본다.

그리고 걷는 행위속에서 일어나는 오감을 집중해 본다. 걷는다는 행위를 통해 생기는 가장 큰 감각은 발바닥과 지면과의 접촉감이다. 걸으면서 최소한 발바닥에 지면이 닿았다 떨어졌다하는 그 감각만큼은 느끼면서 걸어본다. 발바닥에 감각을 느끼다보면 자연스럽게 무릎의 굽어짐과 펴짐 고관절의 움직임이 함께 알아차려 진다. 내가 걷고 있다라는 것을 명확히 알아차림하면서 걷게된다. 내가 걷고 있는 내 주변 공간도 인지하면서 걸어본다. 마치 운전을 할 때 사이드 미러와 백미러로 내 주변의 공간도 의식을 하듯, 내 몸을 운전하듯 몸의 감각을 느끼면서 주변 공간까지 인식한 채 걸어보는 것이다. 본래 우리안에 알아차림의 감각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의도를 세우는 순간 마음챙김 걷기는 저절로 되어진다. 긴장하고 애쓰지 않아도 되어지는 부분이다. 우리는 그렇게 하겠노라고 의도만 세우면 된다.

그러다보면, 나의 걸음걸이가 알아차려진다. 팔자걸음인지 일자걸음인지, 배를 내밀고 걷는지 구부정하게 걷는지가 알아차려진다. 내 몸의 체중이 어느쪽으로 쏠리는지 알아차려진다.

왜 한쪽 신발굽이 더 빨리 닳곤 했는지가 알아차려진다. 내 몸이 틀어졌는지 균형잡혀있는지가 알아차려진다. 때로는 왜 무릎이 아픈지, 허리가 아픈지도 알아차려진다. 내 걸음이 빠른지 느린지 알아차려진다. 내 발목.무릎.고관절 등에서 어떤 느낌이 느껴지는지, 몸에서 주는 신호들이 알아차려진다. 이미 그러했으나 생각나라에 빠져 모르고 지나쳤던 것들이 알아차려지기 시작한다. 알아차려지면 나의 건강을 위해.행복을 위해 나를 위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해로운 습관들이 내게 영향을 미치는 것도 모른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마음챙김 걷기를 하다보면 보이지 않던 주변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하늘도 보여지기 시작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눈에 들어온다. 지금.여기 걷고 있는 나 그리고 나를 둘러싼 공간. 내가 머물고 있는 지금이라는 시간의 경험들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나는 과거에 살지 않고 미래에 살지 않으며 현재라는 시간에 온전히 머물게 된다. 현재에 머무는 나의 마음과 뇌는 심플해진다. 불필요한 과거에 대한 미련이나 미래에 대한 긴장된 준비. 앞서 경험하는 불안감 등으로 심란해지지 않는다. 오롯이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에 에너지가 충전되면서 컨디션이 살아난다. 안정된 뇌파로 인해, 한동안 고민했던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영감이 걷는 중에 문득 떠올려지기도 한다. 불필요한 생각이 비워지자 마음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소소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며 나도 모르게 미소짓게 되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걷는 행위속에서도 웃음이 많아지기도 한다. 때로는 위험을 예측하고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된다. 걷는다는 일상 속 행위가 나의 건강.행복.평화.안전 등의 축복을 안겨주는 기회가 되는 것 바로 마음챙김 걷기이다.

지금 당장 과감하게 의도를 세워보자. 최소 퇴근길 만이라도. 최소 일주일에 2-3회 만이라도, 마음챙김 걷기를 시도해 보겠노라고 말이다. 1~2주만 실천해 보면, 스스로 그 횟수를 늘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위에 언급한 유익함들이 직접 피부로 와 닿게 경험되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챙김 걷기를 통해, 한 번에 하나씩. 지금.여기의 행위에 온전히 집중하는 알아차림의 감각을 키워나가는 재미를 경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