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하는 것에 집중하자

런던에 가면 대영박물관을 들리게 된다.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물이800만점이라고 하니 가히 세계적 박물관임에 틀림없다. 

 

특히 로제타스톤(같은 내용을3개 문자로 기록해 놓은 석판인데, 해독 가능한 그리스문자를 통해 

 

이집트 상형문자를 풀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이나 엘진마블(파르테논신전의 벽면 조각품,

 

그래서 강대국의 문화재 약탈주의를 엘지니즘이라고 부른다)은 너무나 유명하다.

 

이들의 실제 전시품은 보유량의1% 인8만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여행객이 그것을10초씩만 본다고 해도220여시간이 걸리는 어마어마한 양이기에 모두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기억에 제대로 남을 리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큐레이터이다. 라틴어cura (돌보다,보살피다)에서 유래한 말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전시를 계획하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작품을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의미를 깨우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안내해주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정보혁명이라는 말이 회자되었지만 이제는4차 산업혁명, 즉 지능이 대세다. 

 

다시 말해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알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이 힘’인 시대이다. 

 

빅데이터를 손에 쥐고 있어도 그것의 소용을 읽어내지 못한다면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이제는 큐레이터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대영박물관에 다녀왔다는 인증샷만을 남기고 다음 장소로 숙제 하듯이 떠날 것이 아니라 

 

누구와, 무슨 이유로 여행을 왔는지, 무엇을 느꼈고, 여행 후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사람을 만난다. 때론 유명인과 마주칠 때도 있다. 

 

급히 사진을 찍고서 마치 유명인과 대단한 관계라도 있는 양 자신의SNS에 올린다. 

 

사진 속 웃고 있는 모습이 정말 의미 있는 일일까! 

 

또 사람들을 만난다. 그 사람의 외모,학력, 재력, 직업, 경력 등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면 그 사람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정말 자신이 판단한 것이 맞을까!

 

안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면 더 알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한 더 노력할 일도 없다.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안다고 생각하며 만나고 있다. 

 

그래서100번째 만남, 1주년 같이 만남을 추억해 줄 숫자가 중요한지 모르겠다. 

 

10년을 만나도 그 사람과의 거리가 그대로라면 … 그 시간은 의미 없다. 

 

이제 사람에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