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에서 코드블루로 …

사회전체가 ‘코로나 블루’ (코로나와 우울감 blue을 합친 신조어) 상황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고립감이 늘어나면서 무기력증에 빠지거나 불특정 다수에게 분노를 폭발하는 것이다. 

특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버스기사를 폭행하거나 반대로 손님을 자신의 택시로 위협하는 일도 발생했다. 막무가내인 극우집단은 정부가 환자를 조작하고 있다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방역 자체에 혼선을 주기도 하고, 일부 목회자는 죽더라도 대면예배를 하겠다고 우긴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밤샘 파티가 암암리에 진행중이고, 의사들은 파업을 무기로 자신들 요구를 얻어내려 한다. 자신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집단 밖 사람들은 연대를 깨는 이기적 행동에 원망이 앞선다. 코로나가 완치되어도 탈모, 인지기능저하, 각종 통증과 염증 등 후유증으로 고생한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도 코로나로 인한 반목의 상흔이 점점 깊어진다. 이러다 사회전체가 심정지 되는 코드 블루 (code blue)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닌지!

심리학자 Jonathan Heidt는 <바른 마음>에서 미국의 가장 큰 갈등요인은 인종이 아니라 지지정당(이념)의 차이라고 했다. 좌파는 배려, 자유, 공평을 중시하지만, 우파은 거기에 충성, 권위, 고귀함까지 포함한다. 같은 배려라도 좌파는 보편성을, 우파는 무임승차는 안된다며 선별성을 강조한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입장차이가 그것이다. 또한 좌파는 전체를 위해 국가가 개인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하지만, 우파는 시장이나 개인에게 맡기라고 한다. 마스크 착용에 대해 개인의 자유를 구속한다고 반발하는 서구인들의 주장은 우파적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태생적 불공평함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좌파의 주장을, 예를 들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정책에 대해 우파는 실패를 보상하고 성공을 처벌하는 어리석음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념의 차이는 결국 진영논리에 빠져 합리적 사고보다 자기 주장을 합리화하기에 바쁘다. 극우집단은 불법집회로 코로나를 재확산시켜놓고도 정부가 자신들을 탄압한다고 적반하장이다. 지금까지 극우집단과 공생관계였던 우파정당과 보수언론들은 상관없다며 선을 긋고, 불법 집회를 허가한 판사는 정당했다고 항변한다. 메카시즘의 질긴 생명력과 폭력성이 어쩌면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