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강의는 실재감 조성부터~

비대면 강의가 시작된 지 1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변화에 빨리 적응했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같은 공간에서 진행되는 대면 강의도 아이스 브레이킹이나 동기부여가 충분하지 못하면 참여식 학습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비대면 강의는 그 정도가 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효율성을 내세워 시도 때도 없이 소집되는 줌 모임으로 미국에서는 see you 대신에 zoom you가 일상어가 되었고, 평소 접하지 않았던 사람들과 한번에 마주하다 보니 줌 피로증후군 (zoom fatigue)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경험이 많은 강사들도 익숙하지 않은 플랫폼을 사용할 땐 긴장하는 만큼 학습자들의 불편함은 어쩌면 당연하다. 모두가 나를 본다는 불안감 (한번에 많은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에 대한 정신적 과부하), 눈을 맞추는 것 같지만 사실은 카메라만 보는 낯설음 (화면을 계속 봐야 하는 압박감), 컴퓨터 성능에 따라 접속불량이 생기거나 디지털 문해력에 따라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있다.

따라서 비대면 강의할 때 실재감 (presence)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재감 (공간감)이란 어딘 가에 존재하는 느낌 (Being There)을 의미한다 (Heeter, 1992). 즉 강사와 학습자가 같은 상황에 존재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분리되어 있으면 학습자의 집중력과 책임감이 약해져서 이러닝의 경우 플레이만 해 놓고 딴 청을 피우기도 한다. 

TV 생방송 진행자가 실시간 문자를 읽어주고, 중간중간 시간을 말하고, 스튜디오 상황을 전달하는 것은 시청자와의 실재감을 높이려는 노력이다. 그러므로 비대면 강사가 자기 할 말에만 집중하고, 시스템 관리와 운영을 담당자에게 의존하는 것은 슬라이드를 다른 사람이 넘겨주면서 강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때문에 강사는 강사 이전에 시스템 관리자로서 학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먼저임을 잊지 말자.

1.     강의 시작 전 오디오 체크를 위해 음악을 틀어 놓는다.

2.     2~3분전 음악을 멈추고 스몰 토크를 한다. (이름을 불러주고 배경화면에 관심을 보인다. 사용이 서투신 분은 대신 이름을 수정해 준다.)

3.     학습자 모드로 참여할 있는 별도 모니터를 준비한다.

4.     비디오를 켜게 하고 49명 이상일 경우 화면설정을 바꿔 전체를 관찰한다.

5.     시작할 때 아이스 브레이킹 차원에서 전체 오디오를 켜고 함께 인사한다.

6.     참여를 유도할 때 방법부터 안내한다. (채팅, 주석작성, 반응, 소회의실 등)

7.     사진을 촬영해 공유한다. (불편한 사람이 있으니 사전 양해를 구한다)

8.     쉬는 시간도 관리한다. (컴퓨터의 알람과 시계기능을 활용해 표시한다)

9.     학습규칙 (Ground Rule)을 정한다. (강의시간을 안내하고, 반드시 지킨다)